engineering/Network Eng.2006. 8. 7. 12:49
30돌 맞은 이더넷, 도대체 뭘까?
김세진 기자
22/05/2003
여러 대의 컴퓨터를 연결시켜 데이터를 간단히 교환하는 방법이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탄생은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인 1973년 5월 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에 근무중이던 로버트 메트칼프 박사는 하와이 알로아 대학의 네트워크 전송 방식을 기본 모델로 삼아 새로운 네트워크 개념인 이더넷을 개발했다.


메트칼프 박사가 스케치한 이더넷의 개념도

메트칼프가 손으로 쓱쓱 그린 이 개념도에서 시작된 이더넷은 이후의 네트워크 발전에 크게 공헌했으며 오늘날 수많은 네트워크 인프라의 핵심을 이루고있다. 최근의 유비쿼터스 이더넷 프로토콜도 따지고 보면 이 그림 한장이 시초라 할 수 있다.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한 것은 사실 메트칼프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더넷은 인텔, DEC 등의 지원에 힘입어 다른 기술들을 제치고 비즈니스 현장의 LAN 환경에 완전히 자리잡게 됐다.

이더넷은 뭘까?
이더넷은 초당 10M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패킷 기반의 LAN 표준규격이다. 컴퓨터들은 이더넷을 통해 파일이나 내부 프린터 등을 공유할 수 있고 외부로는 인터넷과 접속해 전세계 컴퓨터와 상호 연결될 수 있다.

이더넷의 데이터 전송은 CSMA/CD(Carrier Sense Multiple Access with Collision Detection) 방식을 사용한다. 데이터를 보내려는 컴퓨터는 회선이 사용 중인지 아닌지 검사한 후 비어 있을 때만 데이터를 보내게 된다. 회선이 사용 중이면 일정시간을 기다린 후 다시 검사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회선 사용 여부는 전기적인 신호로 확인한다.

여기서 충돌 가능성이 생긴다. 즉 만약 2대 이상의 컴퓨터가 동시에 회선을 검사하고 해당 회선이 비어있다면 전송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다. 충돌이 발생하면 해당 데이터에 무작위로 순서가 부여돼 각각 재전송된다.

최근 부상하는 10기가비트 이더넷은 이더넷보다 1000배 빠른 1만Mbps의 속도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기존의 이더넷과 완벽한 하위 호환성을 갖는다.

이더넷은 많은 기술규격과 경쟁했는데 그중에는 거대기업 IBM이 개발한 토큰 링(token ring)도 있다.

토큰 링 상에서는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프레임이 컴퓨터들을 연결한 링을 따라 계속 돈다. 메시지를 보내려는 컴퓨터는 비어있는 프레임이 자기한테 오면 이 프레임에 ‘토큰’을 삽입하고(토큰을 넣으면 해당 프레임 상태가 ‘비어있음’에서 ‘점유중’으로 바뀐다) 보낼 메시지와 수신처를 첨부해 링으로 내보낸다. 점유중 상태의 프레임은 첨부된 수신처를 만날 때까지 링의 모든 컴퓨터들을 순환한다. 마침내 프레임이 지정된 수신처에 도착하면 해당 컴퓨터는 메시지를 받은 후 프레임을 ‘비어있음’ 상태로 되돌려 링으로 다시 내보낸다.

아직 토큰 링을 사용하는 사례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더넷과 토큰 링의 경쟁은 이더넷의 압승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더넷 창시자는 어디서 무엇을
메트칼프는 1979년 실리콘 밸리에서 쓰리콤을 설립해 세계적인 네트워크 기업으로 키웠다. 1990년 회사를 나와 92년부터 95년까지 IDG의 IT 전문지인 인포월드에서 CEO를 지냈으며 지금은 벤처기업 투자자로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한편 재미있게도 쓰리콤은 최근 서부 실리콘 밸리를 떠나 메트칼프가 거주하고 있는 동부 메사추세츠로 본사를 이전했다. 13년 전 떠난 창업자 곁으로 가기위해 미대륙을 횡단한 것일까. @

  [이더넷이란 이름에 담긴 의미]

이더넷(ethernet)은 ‘에테르(ether)’에서 따온 것이다. 에테르는 19세기 음파가 공기와 같은 탄성 매질에 의해 전달되듯이 전자기파의 전달 매질로 작용한다고 믿었던 이론적인 우주의 물질이다. 하지만 1881년 에테르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1905년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이론을 정립한 후 모든 전자기파의 속력이 보편 상수라는 가설이 널리 받아들여져 에테르 가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Posted by theYoungman